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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줬으면 그만이지』 감성 리뷰 – 주는 마음, 내려놓는 용기
“이만큼 베푼 사람은 많지만
이만큼 드러내지 않은 이는 없다”
20대 중반부터 50년 넘게 이어온
기대 없이 베풀고 대가 바라지 않는 삶
선한 영향력 절로 넓혀가는 김장하 바이러스
도대체 무엇이 이런 삶을 가능하게 했을까
책장을 넘길 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지는 책이 있다.
말없이 내민 손끝에서 사람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그런 책. 『줬으면 그만이지』는 바로 그런 책이다.
무언가를 베푸는 것이 늘 옳은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 그리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때로는 멈춤이 필요하다는 진실을 담담하게, 그러나 깊이 있게 전해준다.
저자는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지금 무엇을 주고 있나요? 그리고 왜 주고 있나요?" 이 질문은 마치 거울처럼 독자의 마음을 비추고, 그동안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배려'와 '희생'에 다시금 의문을 품게 만든다.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나를 너무 많이 내어주진 않았나요?”
책은 다정한 문체로 시작하지만,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스스로를 소외시킨 채, 타인을 위하는 삶에만 집중해온 이들에게 ‘그만 줘도 괜찮다’는 위로를 건넨다.
그 위로는 의외로 낯설지만, 그래서 더 간절하다.
작가는 여러 에피소드와 일화를 통해, ‘주는 것’에만 익숙한 사람들이 겪는 내면의 소진을 보여준다.
직장에서, 가족 안에서, 연인과의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나를 줄여가며 살아온 이들에게 이 책은 자기 자신을 되찾는 안내서가 되어준다.
특히 기억에 남는 부분은 ‘마음의 체력’에 대한 이야기다.
아무리 좋은 의도라도, 마음의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에서는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며, 결국 ‘주는 행위’도 건강할 때 가능하다는 것을 일깨운다.
“지금 당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누군가에게 더 주는 것이 아니라, 당신 스스로를 다시 품어주는 일입니다.”
때로는 나를 지키기 위해 선을 긋는 것이 필요하다.
그 선은 이기적인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사랑과 관심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다.
작가는 이러한 경계 설정의 중요성을 현실적인 사례를 통해 풀어내며, 모두가 다정한 사회를 위해서라도 나부터 건강해야 한다고 말한다.
감성적이지만 단단한 문장들, 상처를 보듬는 따뜻한 시선, 그리고 자기 회복을 돕는 현실적인 조언들.
이 세 가지 요소가 조화를 이루며 『줬으면 그만이지』는 단순한 에세이를 넘어선다.
이 책은 마음의 인문학이라 불릴 만한 깊이를 지닌다.
읽고 나면 문득 주변 사람들에게 더 따뜻하게 대하고 싶어진다.
동시에, 자신을 함부로 대했던 과거의 나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너무 많은 것을 주며 살아왔다.
하지만 이 책은 말한다. “이제는 자신에게도 기대해보자고.”
『줬으면 그만이지』는 그런 책이다. 주는 삶이 전부인 줄 알았던 우리에게, “그만 줘도 괜찮아, 너도 소중하니까”라는 가장 근본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그리고 그 한마디가 얼마나 큰 위로가 될 수 있는지를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증명한다.